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160

편혜영 신작 소설집 어쩌면 스무 번, 불명확하고 모호한 결말들 편혜영을 읽는 일은 ‘비밀과 어둠과 암호들’로 빽빽한 숲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물음표 열쇠를 손에 꼭 쥔 채. 소설가 정이현이 편혜영의 신작 소설집 (2021)의 책 뒤표지 추천사에 실은 글입니다. 편혜영의 여섯번째 소설집 에는 단편 8편이 실렸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편혜영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쓰인 단편들 중에 성격이 유사한 여덟 편을 골라 거듭 퇴고 끝에 묶었다고 했습니다. 필요 불가결한 단문들로 이루어진 서사를 쫓아 맨 끝에 다다른 뒤에야 독자는 눈을 껌뻑이며 이내 탄식하게 된다고 소설가 정이현은 말했지만 서사를 쫓아 맨 끝에 다다른 뒤에도 편혜영이 그리고자 했던 세계가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간 읽었던 소설 가운데 어쩌면 스무 번째로 난해한 소설이 아닐까합니다. 카프카의 소.. 2021. 5. 31.
블로그 가독성 좋은 본문 폰트 크기 줄간격 변경, 오디세이 스킨 가독성(readability)은 흔히 우리가 보는 글을 얼마나 쉽게 읽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를 뜻하는 말입니다. 블로그의 경우에는 방문자가 블로그 글을 얼마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느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책이나 블로그 글은 대개 폰트나 레이아웃, 자간, 줄 간격, 여백에 따라 가독성이 달라집니다. 폰트가 지나치게 크거나 작을 경우, 또는 줄 간격이 지나치게 넓거나 좁은 경우에 글을 읽는 사람이 상당히 불편해할 수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글의 내용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나가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딴 식으로 포스팅해 놓은 글은 읽어 보나마나야, 뻔해! 하면서 말이에요. 물론 폰트와 줄간격, 자간은 개인 취향이긴 한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블로그 글은 자신이 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시는.. 2021. 5. 30.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줄거리와 결말(스포), 히가시노 게이고 신작 소설 연재 추리소설 특유의 흥미진진한 리듬감, 히가시노 게이고 복고 미스터리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할 때 무작정 시간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추리소설 읽기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 (2021)를 읽으며 비 오는 하루의 시간을 죽였습니다. 는 우리나라 번역 출판이 2021년일 뿐 히가시노 게이고가 1988년 발표한 첫 연재소설입니다. 아마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대사가 유행하니까 이번에 번역 출판하지 않았나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저번에 을 읽고 적잖은 감성팔이가 부담스러웠는데 는 추리소설의 본령에 충실한 작품이라 흔히 말하는대로 책에서 손을 놓지 않고 정주행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중에서 반전이 가장 돋보이는 소설은 (2017)↗입.. 2021. 5. 29.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한국이 천재를 많이 배출한 분야의 공통점 오구라 기조의 (2017)는 한 일본인이 바라본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독특한 프레임을 제공합니다. 사변적이고 관념론에 치우친 논쟁은 무익하나, 그럼에도 이 책은 예사롭지 않은 통찰을 남깁니다. 저자 오구라 기조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8년 동안 철학을 공부하고 교토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입니다. 이기론으로 본 한국, 한국인 오구라 기조는 에서 조선과 한국을 주자학의 이기론(理氣論)이라는 단 하나의 프리즘에 관통시킵니다. 한국인은 도덕 지향적이고 상승을 열망하는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인과 한국사회의 다채로운 모습을 조망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은 성리학에서 말하는 이(理)를 뜻합니다. 성리학에서 이(理)란 만물의 본질과 원리를 뜻하고 기(氣)란 물질로서 현상하는 만물을 지칭합.. 2021. 5. 26.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줄거리와 결말, 손익분기점은 못 넘었지만 정지훈과 신세경이 주연으로 출연한 (2012)는 충무로에서 보기 힘든 전투기를 소재로 한 항공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장르가 아닐까 합니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2012년 8월 15일 개봉했습니다. 비와 신세경의 키스신을 기대하며 영화동지와 함께 기쁜 마음으로 영화관을 찾아 들뜬 마음으로 봤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관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관객들 표정이 너무 달랐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충무로의 망작 중의 망작, 가장 처절한 실패작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한 국가의 공군이 전폭적인 제작 지원을 했고, 제작비도 백 억원 넘게 투자한 블록버스터였는데 말입니다. 배우들도 그 당시 나름 잘 나갔던 이들을 캐스팅했는데 알투비 리턴투.. 2021. 5. 26.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소설 일인칭 단수 줄거리, 시나가와 원숭이와 생맥주를! 어떤 작품들은 작품보다 작가의 품격에 매료되어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이 그렇습니다. 이후 6년 만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도 그런 것 같습니다. 1949년생이니 올해 72세인가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전적 에세이 (2016)↗에서 밤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5시에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커피 한 잔을 내려서 하루에 대여섯 시간 동안 원고지 20매를 꼭 쓰는 규칙적인 생활을 수십 년 동안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대목을 읽는 순간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품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두 해도 아니고 장기간 그렇게 해왔다는 것은 삶을 대하는 경건한 자세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겠기에 저는 그의 이름 앞에 '경이로운'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경이로운.. 2021. 5. 24.
[순 자랑글] 제 글이 다음 메인에 올랐어요 제목처럼 이 글은 순 자랑 글입니다. 제 글이 다음 메인에 올랐다는 순 자랑 글. 이걸 보면 인간은 언제나 관심에 목마른 존재 같아요. 이런 점에서 인간도 여느 동물과 다를 바 없는 본능의 노예 같아요. 다음 모바일도 아니고 다음 pc 메인에 올랐을 뿐인데 이렇게 순 자랑 글을 쓰는 것을 보면요. 아무튼 블로그에서 다음 메인에 오른 글은 이글이 처음이에요. 지인의 말마따나 집사는 다음 메인에 오를 일 없고, 우리 집 냥이가 다음 메인에 올랐어요. 아래는 다음 메인 글에 오른 포스팅이에요. 고양이 간식 추천, 이나바 챠오츄르 대용량 세트 급여 후기 고양이 간식 추천, 이나바 챠오츄르 대용량 세트 급여 후기 고양이도 봄을 탑니다. 고양이도 무기력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이나바 챠오츄르 원 스틱이면 까미.. 2021. 5. 24.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조정육의 동양 미술 에세이집 "사람은 비록 색깔의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 그때 이 책이 따뜻한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 동양 미술사학을 전공한 조정육이 자신의 동양미술 에세이집 (아트북스, 2003)의 여는 글에서 한 말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그림들을 소개한 는 따분한 미술사적인 책은 아닙니다. 글쓴이 조정육의 내밀한 체험과 그림을 연결시킨 담담한 에세이입니다. 조정육은 그림을 이야기하되 지식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 체험으로써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미술을 잘 몰라도 재미있게 잘 읽힙니다. 이 책의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 수다에 재미있어 하며 페이지를 넘기기에 바빴습니다. 마흔을 갓 넘긴 여성의 그림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가족사와 가정사.. 2021. 5. 23.
영화 페스티발, 페티시즘을 너무 일찍 꺼내들었을까? 이해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2010)을 지금에 와서 보면 상당히 진보적이고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10년여 전, 페미니즘이 척박한 풍토에서 페티시즘과 성적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은 관객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남의 이야기로 시큰둥하게 들을까봐 영화 시작부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을 깔아주는 친절함을 보여줍니다. 네, 그렇습니다 영화 은 보통의 평균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낯선 성적 코드를 코믹하게 보여줍니다. 그 당시 충무로에서 에스엠과 같은 민망한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감독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모험이었을 것입니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이해영 감독은 운 좋게도(?) 특별한 성적 취향들을 밝고 경쾌하게.. 2021. 5. 22.
전주 근교 풍경 좋은 메기탕 맛집 바랑산 가든 봄이 지나가며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옛 시절 그리워 잠시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뉴욕에서 우연히 만났고, 전주 한옥마을에서 또 우연한 만남이 이어져 온 지인입니다. 사람의 인연은 바람처럼 신이한 데가 있습니다. 저녁으로 김제시 금구면에 있는 바랑산 가든에서 메기탕을 먹었습니다. 바랑산 가든은 김제시에 있지만 전주시내에서 차로 넉넉잡고 15분이면 닿습니다. 바랑산 가든은 대율 저수지(금천 저수지)를 끼고돌면서 산속으로 조금 들어간 아늑한 곳에 있습니다. 한적한 풍경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을만한 곳입니다. 원래 바랑산은 충남 논산과 경남 산청에 있는 산인데요. 산청 바랑산은 산새가 둥지 같다 하여 불린 이름이고, 논산 바랑산은 바랑, 즉 걸랑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바랑산 가든을 품은 조그만 .. 2021.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