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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공감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 말하기 능력 향상 자기계발서

by 다독다감 2021. 6. 22.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말로 천 냥 빚도 말로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을 잘하면 사회생활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돈이 드는 일이 아니니까 배워두면 나쁠 건 없다. 리우난의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2021)는 말하기 능력을 향상하는 자기계발서다.

 

말재주는 타고나는 것이 아닌 단련된 능력이라는 전제하에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는 말재주를 단련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사랑에 달콤함을 더하는 말은 어떻게 하는지, 어떤 상항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표현해야 내 의견이 쉽게 받아들여지는지, 어떤 말로 신뢰를 얻고 사업의 길을 넓힐 수 있을지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 리우난은 시안공정대학 방송 관련 학과를 졸업했다. 전국 연설대회 프로그램에서 대상도 받고, 라디오 방송과 각 성(省)별로 진행되는 대형 행사 사회자와 웅변대회, 말하기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고. 중국에는 전국 말하기 대회가 있는 모양인데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이 입상한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는 일상 교제, 대화, 감정 교류, 설득, 연설, 토론, 협상, 구직 등 총 8가지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저자 나름의 말하기 스킬을 잡다하게 모아서 보여준다.

 

1장 교제 편의 부제는 '끌리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이다. 거절할 때에도 교묘하면서도 영리한 말하기 기술로 거절하자고 한다. 동문서답을 하거나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거절을 한다든지 상대의 감정을 먼저 읽어준다든지, 화제를 돌려 거절을 표한다든지 등이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다 싶다. 이게 아마도 그 능글능글한 중국식 거절법인 모양인데 거절은 상대방의 감정이 상하더라도 단호하고도 확실하게 해 줘야 상처가 덜 남는다. 애매모호하게 시간을 끌어봤자 나중에는 결국 다 알게 돼 있다.

 

좋은 말이 추위를 녹인다는 꼭지는 참고할만하다. 좋은 말은 사랑과 신뢰를 느끼게 하고 갈등을 해결하기도 하는 출발점이 된다. 좋은 말의 출발점 또한 신뢰라는 건 항상 잊지 말자. 신뢰 없이 겉만 번드르르한 인사치레는 상대방이 금방 알아챈다. 그런 말은 인간관계에서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2장 대화편의 부제는 '말하기 기술을 익히면 대화가 즐겁다'이다. 제 때에 하는 칭찬은 사람 마음에 스미고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칭찬도 과유불급, 적당히 해야 한다. 말이 지나치면 상식에 어긋나고 너무 절대적이면 반감을 부른다. 앞뒤가 맞지 않으면 약점이 되고, 너무 직설적이면 상대를 격분시켜 갈등을 일으킨다. 솔직함도 때론 죄가 될 수 있다.

 

'목소리 관리는 필수다'는 꼭지도 참고할 만하다. 어조는 감정, 태도, 성격 등을 반영하니까 말할 때 리듬이나 억양에 주의해 말하자.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발음도 정확해야 한다. 음량은 물론 말하는 속도도 의미 전달에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목소리 관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원하시는 분들은 이 분야의 전문적인 책을 읽어보시는 게 좋겠다.

 

3장 감정편의 부제는 감미로운 말이 사랑을 키운다이다. 대충 요약하면 상대의 감정을 읽어주며 찬사를 사랑의 접착제로 이용하여 용감하게 고백하자는 정도? 그리고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상대의 단점을 찌르지 말라는 등 세간에 널리 펴진 대화법을 소개한다.

 

잔소리에 단단한 사랑도 깨지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언어 예절을 지키자는 말들은 논어에 많이 나올 법한 지침들이다. 글쎄, 3장도 마음에 들지 않는 파트다. 서로를 존중한다며 평생 존대를 하고 산다는 사람들을 보면 좀 오글거린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다.

 

아무래도 이건 각자 취향 문제인 것 같다. 진심은 존대를 하지 않는데 말만 존대를 한다면 그것도 언어 낭비가 아닐까 싶다. 편하게 말한다고 해서 상대를 존대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말에만 유독 존대가 많은 것 같다.

 

또 화려한 언어로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보다 우직한 행동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백번 낫다. 오히려 미사어구를 동원한 말로써 사랑하는 사람은 멀리하는 게 정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소한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4장 설득편 부제는 '뛰어난 말재주가 백만 명의 군사보다 낫다, 5장 강연 편은 대중 앞에서 말하기는 하나의 공연예술이다, 6장은 토론 편 논리적인 말은 토론의 비밀 무기이다, 7장 협상 편은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말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8장 면접 편은 말로 자신을 보여주어야 취업의 문이 열린다가 각각 부제다.

 

부제를 보고 말하기 능력을 향상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SNS에서 아주 매력적이고 말 잘하시는 분을 만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도 말을 잘해서 호감을 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별로 도움 되지 못했다.

 

그분에게 딱 배우고 싶은 것이 세 가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말 잘하는 방법이었다. 다른 능력과 마찬가지로 말 역시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내 말은 너무 느리고 어눌하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 게 편한 것 같다.

 

참,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은 아무래도 자본을 축적한 사람들이 자본이 없는 사람들에게 좀 예의를 차리고 비굴해지라고 만들어낸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변제해 주었다고 하는 착한 자본가를 아직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을 잘 못해서 우울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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