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영화가 만들어낸 초특급 암살 작전명 발키리, 긴장과 전율의 스릴러
넷플리스, 왓챠에서 볼 수 있는 톰 크루즈 최고의 스릴러 영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하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한 이 영화는 1944년 7월 20일 있었던 히틀러 암살 작전을 다룬 전쟁 스릴러 영화입니다. 영화 원제 Valkyrie는 실존 인물이었던 클라우스 폰 슈타펜버그 대령이 주도했던 히틀러 암살 작전명을 그대로 썼습니다.
원래 발키리는 히틀러가 유사시를 대비하여 세워둔 비상 군동원 계획이었습니다. 전사자를 선택하는 자라는 뜻을 가진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에서 전장에서 용감한 전사자가 생기면 주신 오딘의 나라로 데려가는 여신을 일컬는 말입니다.
슈타펜버그 대령은 이를 역이용하여 친위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허위 정보로 군부를 장악하고 나치를 전복 시키기 위해 히틀러 암살 계획을 추진합니다.
그러니 작전명 발키리는 전쟁영화라기보다는 서스팬스가 넘치는 스릴러물입니다. 전쟁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공습 장면도 영화 초반부에서 아주 잠깐 나옵니다.
대신 이 영화는 히틀러 암살을 둘러싼 등장인물들 간의 긴박한 심리를 시종일관 스릴 넘치게 밀어부칩니다. 히틀러는 역사적으로 암살되지 않았으니, 이 영화는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결말을 모르는 영화보다 더 큰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톰 크루즈는 <탑건>으로 세계적인 꽃미남이 되었습니다. 1962년생이니 올해 환갑입니다. 그런데 환갑으로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세계 최고 동안에다 자타가 공인하는 흥행 보증수표이기도 합니다. 톰 크루즈의 필모그래피를 쭉 보면 눈이 부십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아카데미상은 한번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7월 4일생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한 번 올랐을 뿐입니다. 그 좋은 얼굴로 너무 흥행을 보증하는 역할 쪽으로만 주된 커리어를 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인 맨이나 어 퓨 굿 맨, 제리 맥과이어,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나쁘지 않았지만, 톰 크루즈 최고 영화는 현재까지는 작전명 발키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의 지나치게 심각한 눈빛이 반짝이지만 다른 영화보다는 그래도 많이 순화된 느낌이라서 좋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액션은 찾아볼 수 없는 단조로움은 있습니다만, 이 영화의 줄거리는 철저한 고증으로 실화를 거의 재현한 것이나 다름 없고 배우들도 실존 인물들과 싱크로율이 꽤 높아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영화 정보
원제 Valkyrie 발키리
개봉 2009.01.22.
장르 스릴러, 드라마, 전쟁
국가 미국, 독일
러닝타임120분
등급 12세 관람가
출연진 정보
감독 브라이언 싱어
주연 톰 크루즈(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조연 케네스 브래너(헤닝 폰 트레스코프 소령 역), 빌 나이(프 레드리히 올브리히트 장군 역), 톰 윌킨슨(프레드리히 프롬 장군 역), 캐리스 밴 허슨(나나 폰 슈타우펜베르크 역), 데이비드 뱀버(아돌프 히틀러 역), 하비 프리드먼(파울 요제프 괴벨스 역),
작전명 발키리 줄거리와 결말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히틀러 암살을 굳게 결심하다
슈타펜버그 중령은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상관에게 나치가 비인도적인 전쟁을 하고 있으며, 인류를 상대로 승산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철군을 요청하여 승낙을 얻어냅니다.
그가 막 돌아서는 순간, 연합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됩니다.
이 공습으로 슈타펜버그 중령은 오른쪽 팔과 왼쪽 눈을 잃고 왼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잃는 중상을 입습니다. 이 사고로 그는 더욱 더 반 나치즘으로 기울고, 히틀러를 처단해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집니다.
히틀러 암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하여 눈과 팔을 잃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슈타펜버그는 전역하지 않고 베를린의 육군 보충군 사령부에서 군 생활을 이어갑니다.
독일 내에서는 오랫동안 히틀러 암살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레지스탕스가 암약하고 있었고,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는 본격적으로 그들과 접선하여 히틀러 암살작전을 주도하는 인물로 떠오릅니다.
나치로부터도 상이군인으로서 예우를 받아 중령에서 대령으로 승진합니다.
히틀러 암살 작전과 쿠데타 계획
히틀러 암살 계획의 핵심은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폭탄으로 히틀러를 암살하고, 독일 보충군 총사령관 프리드리히 프롬 장군이 발키리 작전을 발동하여 베를린을 접수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성공하면 퇴역장군 루트비히 장군이 대통령에, 라이프치히 전 시장 출신인 카를 프리드리히 괴르델러가 수상을 맡아 국정을 꾸린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육군 원수 에르빈 폰 비츨레벤이 국방군 총사령관을, 암살작전을 주도하는 육군 대장 프리드리히 올브리히트는 국방장관이 되어 군부를 장악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울브리히트 장군은 너무 우유부단하게 행동하여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자주 울화통을 터지게 합니다. 헤닝 폰 트레슈 코프 장군은 경찰 총감을 맡아 치안을 안정시킨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영화를 처음 볼 때는 이 장면이 너무 빨리 지나가 레지스탕스 관계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계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프리드리히 프롬 장군을 이용하여 히틀러에게 대면보고할 기회를 얻어내는 성공하고 앞으로 히틀러에게 접근할 단초를 마련하는데 성공합니다.
영화는 폭탄을 제조하는 과정과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그 폭탄을 넣은 가방을 어떻게 하면 히틀러가 군사회의를 주재하는 '늑대 소굴'에 들고 들어갈 것이며, 어떻게 터트릴 것인가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연습하는 장면을 설득력 있게 그리는데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팔을 잃은 상이군인이라는 점을 십 분 활용하여 암살 계획은 추진됩니다. 그러나 암살 시도는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폭탄이 든 가방을 늑대 소굴에까지 들고 들어갔으나 마지막 순간에 취소되고 맙니다.
늑대 소굴은 히틀러가 군사작전 회의를 하기 위한 요새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요즈음 한창 시끄러운 지하벙커인 셈입니다. 늑대소굴은 지하벙크는 아니고 삼엄한 경계로 에워쌓인 콘크리트로 지어진 지상 벙크입니다.
쿠데타가 성공하려면 히틀러, 하인리히 힘러, 괴링, 이 셋을 한꺼번에 제거해야 하는데 그날 회의에는 힘러가 군사작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무산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마침내 역사적인 히틀러 암살 계획이 시도될 날이 다가옵니다. 1944년 7월 20일. 13시. 늑대 소굴에서 작전회의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13시에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히틀러를 암살하면, 베를린 보충군 사령부에서는 발키리 작전을 발동하여 거사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과 부관 베르너 폰 헤프텐 중위는 늑대 소굴에 도착하여 회의에 앞서 대기실에서 폭탄을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회의가 30분 앞당겨지면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한쪽 손으로 겨우 폭탄 세 개중에 하나만 조립하는 데 성공하고 급히 작전 회의실로 들어갑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폭탄 가방을 조립하는 장면에서부터 히틀러가 주재하는 작전회의 테이블 밑에 가방을 놓아두고 늑대 소굴을 빠져나오는 장면까지, 긴장감은 극에 달합니다. 관객들은 이미 실패한 암살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고 보는데도, 영화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는 것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덕분입니다.
히틀러 암살 실패 원인
그런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오후 3시 45분에 베를린에 도착하고 보니 시내가 너무 조용합니다. 베를린 보충역 사령부는 우유부단하게도 히틀러 사망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작전명 발키리 발동을 미루고 있었던 것입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폭탄이 터지는 것을 내 눈으로 보고 왔다, 그러니 히틀러는 사망했다, 빨리 작전을 발동하라고 분기탱천하여 겨우 작전이 실행됩니다.
친위대가 반란을 일으켜 히틀러 총통을 암살했다는 군령 하달로 베를린에 있던 몇몇 나치 고위 관료들이 체포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수도 경비대 대장이 괴벨스를 체포하러 갔다가 히틀러와 직접 통화를 하게 되면서 작전명 발키리가 허위 정보로 발동된 것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히틀러 암살 계획은 완전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폭탄은 터졌지만 히틀러는 죽지않고 살아났던 것입니다. 고막은 터졌지만, 찰과상 정도만 입고. 이제 수도경비대는 괴벨스가 아닌 레지스탕스로 총구를 겨누어 옵니다.
영화는 히틀러 암살 작전 실패 원인을 대충 다섯 가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첫째, 콘크리트 벙크에서 작전회의를 개최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 창문이 있는 건물로 옮기면서 폭압이 낮아졌다는 것.
둘째, 작전 회의가 예정보다 30분 앞당겨 개최되는 바람에 준비한 폭탄 중 한 개만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
셋째,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테이블 밑에 놓아둔 폭탄 가방을 회의장에 있던 군관이 발에 걸리지 않도록 다른 쪽으로 옮겨 놓았다는 것.
넷째, 레지스탕스들이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우유부단했다는 것. 그들은 심지어 작전명 발키리도 1시가 아닌, 3시 45분에 발동함으로써 히틀러가 사태 수습을 하는 시간을 벌어주었습니다.
다섯째, 보충군 총사령관 프리드리히 프롬 장군을 확실하게 레지스탕스에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것. 그는 발키리를 발동하지 않고 있다가 히틀러가 살아 있다는 걸 알자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비롯한 레지스탕스를 체포하여 즉결처분으로 사형시킵니다.
후에 그 역시 쿠데타에 가담한 것이 밝혀져 처형되었습니다. 이렇듯 기회주의적인 인물들이 항상 대사를 그르칩니다.
영화에서는 묘사하고 있지 않지만 암살계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주 많았을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예정에는 없던 일들이 항상 수없이 생겨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들은 군 통신과 방송시설을 장악하지도 않았고, 핵심 나치 간부들을 바로 처형하는 과단성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통신만 장악했더라면 히틀러가 생존했다고 하더라도 쿠데타는 성공했을지도 모릅니다. 방송 통신시설을 장악하고 나치 핵심 간부들을 곧바로 처형했더라면 히틀러의 시대는 그들의 고귀한 뜻에 따라 종말을 고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전명 발키리는 실패했지만
클로징 자막은 장엄한 음악과 함께 이렇게 올라갑니다.
총 15번의 히틀러 암살 시도 중 발키리 작전이 그 마지막이었다. 9개월 후 베를린은 연합군에 포위됐고 히틀러는 자살했다. 슈타펜버그의 가족은 살아남았고 그의 아내는 2006년 4월 2일 사망했다. 삶, 자유, 명예를 위해 항거한 그대들은 역사 앞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 - 베를린 레지스탕스 기념비 비문 중에서 -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때, 동행은 제 손을 꼭 잡고 아내와 가족은 살았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슈타펜버그는 죽어가면서도 아내와 아들 또한 처형되리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줄곧 그를 억눌러왔으니까요. 그런데 사람의 운명은 정말 모를 일입니다.
이 영화의 히틀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푸틴의 얼굴이 오버랩되었습니다. 비상한 시기에는 언제나 비상한 노력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왔습니다. 러시아에서도 슈타우펜베르크 대령과 같이 숭고한 도덕적 사명감과 강한 인간애로 비상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세력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유족들은 톰 크루즈가 연기한 이 영화를 탐탁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실제 성격이 불같았던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톰 크루즈가 너무 유약하게 연기했다는 것입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소재로 한 영화는 <작전명 발키리> 외에 제바스티안 코흐 주연의 2004년작 <슈타우펜베르크>도 있습니다. 시대에 대한 통찰은 이 영화가 더 낫다는 평가도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히틀러 암살시도 결과를 보면, 당시 작전 회의실에 총 24명이 있었고, 총 4명이 사망했으며 20여명은 대부분 부상을 입었습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독일의 정신은 그 시기에도 고귀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역사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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