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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공감

푸라닭 치킨 투움바 시식 후기, 부정경쟁 방지법에 대한 소비자로서의 고민

by 다독다감 2021. 4. 24.

푸라닭 치킨의 중독성 있는 메뉴 투움바 시식 후기,
푸라닭 브랜드,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여부를 떠나 소비자들은 개명 바랄 것.

 

금요일 저녁, 뜻하지 않게 푸라닭 치킨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연인즉슨 친절한 안 여사님의 블로그 글 <명품 치킨 푸라닭 의심해서 미안해 블랙알리오 & 투움바 치킨 반반>을 읽어 내려갈 즈음, 배에서 뱃고동 소리가 나는 거예요. 배꼽시계가 빠르게 작동할 저녁 6시 조금 전이었거든요. ㅠㅠ

 

"아, 저도 오늘 저녁은 치킨과 생맥 주문 들어가야겠습니다!"는 댓글을 황급히 남기고 바로 쏜살같이 푸라닭 순살 투움바를 시키고 말았던 거예요. 

 

친절한 안여사님의 블로그는 안여사님과 남편분이 알콩달콩 사랑싸움(?) 하시는 모습이 넘 정겨워 피드로 글을 종종 받아보는 몇 안 되는 블로거 중의 한 분이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5시 20분경 문제의 윗 글을 보게 되었고, 친절한 안여사님의 맛깔난 글발에 꼼짝없이 영업(?)을 당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푸라닭 치킨 트움바 시식후기

자, 그럼 각설하고 오늘 처음 먹어본 푸라닭 치킨, 순살 투움바 시식 본격 리뷰를 할게요. 

 

푸라닭 치킨 브랜드 네이밍

먼저 푸라닭 치킨의 브랜드 네이밍을 보면 푸라닭 치킨은 PURA(순수한) + DAK(닭)이라는 두 단어를 조합하여 만든 거라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순수하게 최고의 치킨을 요리하여 고객에게 선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뜻한다네요. 

 

푸라닭 치킨 메뉴 구성

홈페이지가 제공하는 푸라닭 치킨의 베스트 메뉴로는 투움바 치킨, 제너럴 핫 치킨, 푸라닭 치킨, 달콤 양념 치킨, 고추마요 치킨, 블랙알리오, 악마치킨, 파불로 치킨, 메드갈릭 치킨, 블랙투움바, 블랙마요, 블랙 악마 등이 있습니다. 

 

푸라닭 치킨은 메뉴 네이밍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는 '푸라닭 치킨 요리는 고온의 오븐에 구워 육즙을 잡고, 전용유에 다시 한번 튀겨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한다'고 되어 있는데, 직접 맛본 실감은 차차 말씀드릴게요. 

 

아마도 푸라닭 투움바라는 네이밍도(홈페이지에 공식 설명은 없지만) 미국의 아웃백에서 처음 만들어진 투움바 파스타를 카피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 남동부의 도시 '터움바'의 이름을 빌려온 투움바 파스타도 크림 소스를 베이스로 매운맛이 나거든요.

 

푸라닭 투움바 치킨 맛

푸라닭의 투움바 치킨에 대한 공식 멘트는 '고소한 크림 소스에 매콤함을 더해 완성된 푸라닭만의 투움바 치킨, 부드럽게 매콤한 투움바 풍미에 한 번, 로제 및 비주얼에 두 번, 쫄깃한 떡 사라에 세 번 반할 수밖에 없는 매력만점 신개념 치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푸라닭 투움바 치킨은 19,900원, 배달비 2,000원해서 21,900원입니다.

 

직접 먹어본 맛은 고소한 크림 소스에 매콤함을 더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백퍼 인정! 매운 음식에 약한데, 투움바는 그렇게 매운 것도 아니면서 어, 매운데 하면서도 손이 자꾸 가는 맛, 은근 중독성이 있는 맛이랄까요.

 

친절한 안여사님도 투움바의 맛에 대해 중독성을 언급하시는 걸 보니, 중독성이 저만 느끼는 맛은 아닌 것 같아요. 친절한 안여사님은 블로그에서 투움바 맛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투움바는 역시 이름대로 느끼하지만 고소하고 중독성 있는 맛입니다. 며칠이 지난 오늘 투움바 치킨이 더 생각이 나더라고요."
(칠절한 안여사 블로그)

 

그리고 '로제 및 비주얼에 두 번' 이라는 홈페이지 카피도 일단 인정! 치킨 비주얼은 거기서 다 거기니까요. 여기서 로제는 우유, 크림, 토마토소스 등을 섞어 만든 소스를 말하는 거 같은데요. 치킨 집 소스도 다 거기서 거기니까 일단 인정하고 넘어 가요.

 

고소한 크림 소스가 듬뿍 뿌려진 푸라닭 투움바 치킨. 배고파 절반을 먹고 찍은 사진.ㅠㅠ

 

'쫄깃한 떡사리에 세번 반할 수밖에 없는 매력만점 신개념 치킨'에 대해서는 글쎄요?... 떡사리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매력만점 신개념 치킨이라고 마구 추겨세울 정도는 솔직히 아닌 것 같아요.

 

1주 1회 치킨을 하는 입장에서 '치킨에 떡사리를 넣은 것'만으로 신개념이라고 하기엔 1% 부족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프라닭 떡사리조차 은근 중독성이... 식품이 중독성이 있다는 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마치 '라면 수프'처럼. 

 

총평은 '한 번 더 먹어보고 싶다'에요. 일단, 중독성이 있으니까요!

 

더스트 백을 깔고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 역시 사진은 빵점.ㅠㅠ

아무튼, 푸라닭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명품 브랜드 '프라다'를 떠올렸는데요. 배달온 푸라닭 치킨 포장을 보니, 더스트백에다 고급진 디자인의 종이 박스에 명품 브랜드 '프라다'를 안전 빼 박았더라고요.

 

푸라닭 치킨과 부정경쟁방지법

상표법과 부정경쟁 방지법 차이

패션과 외식업은 서로 다른 산업이기에 프라닭 치킨이 유사한 업종 영역에만 적용하는 상표권 침해 가능성은 낮습니다만, 유명한 브랜드의 명성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는 상표의 사용을 금지하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푸라닭도 2015년 루이비통닭(LOUIS VUITTON DAK)이나 2010년의 '버버리 노래방', 시골 벽지의 마사지 업체 '샤넬 마사지' 등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명색이 프라닭은 전국구이니까 드리는 말씀이에요.

 

부정경쟁 방지법 유사 판례들

루이비통닭 판례

2016년, 양평의 한 작은 루이비 통닭집은 'LOUIS VUITTON(루이비통)'과 같은 알파벳 철자를 차용해 'LOUIS VUITON DAK(루이비통닭)'이라는 로고를 만들어 간판과 인테리어에 사용하고 치킨을 담는 상자와 봉투에도 루이비통의 로고 디자인을 베꼈는데요.

 

이에 루이비통이 가처분 신청을 내자 통닭집 사장님은 알파벳 철자의 띄어쓰기를 바꾸고 앞에 'cha(차)'를 붙여 'cha LOUISVUI TONDAK(차 루이비 통닭)'으로 간판을 바꾼 뒤 영업을 계속했답니다.

 

그러자 루이비통이 "비슷한 이름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간접강제금 1450만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집행신청을 했고 이에 대해 법원은 "비록 띄어쓰기를 달리했더라도 문자 표장을 이루는 알파벳이 완전히 동일하다"며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답니다.

 

버버리 노래방 판례

루이비통닭보다 훨씬 앞선 2010년 '버버리 노래방' 소송 역시 충남의 작은 도시 천안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노래방 규모라고 해봤자 방 4개짜리 132㎡(40평)쯤 되는 작은 업소였어요. <'버버리'란 이름을 꼭 영국 버버리만 쓰라는 법이 있나,  경상도 사투리 버버리(벙어리라는 뜻)도 있다>고 해 1심에서는 이겼지만 2심에서는 250만 원을 손해배상한 사건이었습니다.

 

2심 판결 이유의 요지는 이래요.

 

"또한 (버버리) 등록상표를 중소도시에서 다수인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노래방 업소의 상호에 이용함으로써 국내에서도 널리 고급 패션 이미지로 알려진 원고의 등록상표의 명성을 손상하였다"

 

위 사건들은 유감스럽게도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 판례로 해외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판례하고 합니다. 안 그래도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돈을 좀 벌려는 사람들은 창조적인 모방(?)에 있어 2 등가라면 서러운가 봐요. ㅠㅠ 

 

푸라닭 치킨 CEO에게

푸라닭 치킨도 당초 로고를 2016년 1월에 출원했다가 특허청으로부터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상표와 전체적인 외관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바꾼 걸로 알고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 프라다를 패러디한 푸라닭의 포장 박스

 

2019년 6월 현재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409개, 가맹점은 2만 4602곳에 이를 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루빨리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명 패션 브랜드 '프라다'의 지명도를 차용한 것은 십분 이해하고 남습니다.

 

이제 푸라닭 치킨도 패션 브랜드 '프라다' 못지않게 국내에서만큼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2021년 프라닭 치킨 700호점 컨설팅 계약을 돌파할 만큼 인지도도 충분히 쌓은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위 인용한 판례에서 보았듯이(더욱이 위 판례에 등장하는 업체들은 전국 프랜차이즈 기업에 비할바 못 되는 영세 소상공인들입니다) '라닭'이라는 브랜드를 과감히 폐기하고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해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시기가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한 포장재 역시 환경을 중시하는 시대적 트렌드에도 역행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언제까지나 패러디로 살아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패러디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라닭 투움바 치킨을 맛있게 먹어본 1인으로서 진심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행여라도 위 사례들처럼 소송을 당하여 자칫 패소라도 한다면 귀사는 말할 것도 없고 400여 프랜차이즈 점주들과 소비자도 몹시 황당해할 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니, 변방 블로거의 시답잖은 헛소리로 치부하지 마시고 귀담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푸라닭 치킨 투움바 에필로그

한 번 먹어보고 단언하기는 어려워나 일단, 중독성 있는 건 인정!

자꾸 입에 넣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라닭 치킨의 브랜드명이 바뀐다면, 훨씬 긍정적으로 선회하여 아마도 치킨 주문의 베이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안 바뀐다면? 그러면 저작권이나 특허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예컨대 제 블로그 네임 <아브라빌 주주야화>를 <아브라블 주주야화> 누가 슬쩍 바꾸어 쓰면(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기분 많이 나빠질 것 같거든요.

 

꼭 소송이 제기되지 않더라도 유명 브랜드에 대한 패러디는 소비자의 자존심을 긁는 행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패러디는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로 생각됩니다.

 

위 사건들이 해외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유도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위법사례이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도 그런 단계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난 국가임을 믿고 싶은 1인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리 양해도 없이 블로그 <친절한 안여사>의 글 중 일부를 인용하여 명성을 손상하는 일이 없기를, 친절한 안여사님의 너른 양해를 구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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