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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레터스

극한직업, 웃다보면 눈물이 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영화

by 다독다감 2021. 3. 22.

오늘에서야 영화 <극한직업>(2019)을 봤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에 한 두 명은 봤다는 관객수 천만 돌파 영화를 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무엇이 그리 바빠 이 영화를 건너뛰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극한직업>은 잔잔한 웃음 펀치를 영화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소소하게 쉼 없이 날립니다. 아, 웃겨! 하면서 웃다 보면 영화가 금세 끝납니다. 한참을 웃고 또 웃은 후에 눈물이 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마포경찰서의 마약 단속반이 거물급 범인의 소재를 파악하고 잠복 근무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극한직업>의 주조연급 배우들의 캐스팅도 탄탄합니다. 주연급 배우로는 마약 수사반 고반장 역에 류승룡, 장형사 역에 이하늬, 마형사 역에 진선규, 영호 역에 이동휘, 재훈 역에 공명입니다. 주연급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이외로 케미가 장난이 아닙니다. 

 

조연으로는 이무배 역에 신하균, 테드 창 역에 오정세, 서장 역에 김의성, 최 반장 역에 송영규, 홍상필 역에 양현민이 출연하여 MSG를 맛깔스럽게 팍팍 뿌려댑니다. 특히 오정세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예의 그 연기를 이 영화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줄거리

영화 <극한직업>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 드리자면 마약 수산반 고반장(류승룡)은 승진에서 번번이 미끄러지고 해체 위기에 직면한 팀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거물급 이무배(신하균) 검거를 위해 잠복 수사에 들어가 이무배 일당을 일망타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무배의 근거지는 후배이지만 먼저 승진한 최반장(송영규)이 미끼로 던져주었지만 고반장은 그 미끼를 덥석 뭅니다. 그 정보를 반신반의하면서도 위기에 몰린 고반장은 이무배를 잡기 위해 몰빵 합니다. 이무배의 은거지 맞은편 치킨집을 인수하여 수사의 본거지를 삼은 건데, 인수대금으로 그의 퇴직금을 몰빵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외로 잠복수사를 위해 인수한 치킨집이 대박을 쳐요. 마형사(진선규)의 마약같은 치킨 튀김이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지요. 이때부터 마약수사팀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돈 되는 닭은 잡을 것인가? 아니면 범인을 잡을 것인가? 

 

가격을 말도 안되게 올려도 손님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하고 고반장은 잠복수사보다는 치킨 장사에 더 열을 올리게 됩니다. 고반장의 마성의 멘트가 통했던 것이랄까요?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예~ 수원왕갈비 통닭입니다."

 

<극한직업> 이후 개그 프로를 비롯해 수없이 패러디된 명대사입니다. 마치 녹음테이프를 틀어놓은 것처럼 흉내 내는 류승룡의 대사, 아마도 충무로 영화에서 지금까지 이토록 맛난 대사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류승룡을 비롯한 주연급 배우들의 수많은 명대사들이 <극한직업>이 끝날 때까지 톡톡 이어집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수없이 빵빵 터졌지만,

 

개인적으로는 결말부에 장형사(이하늬)가 마음속 연인 마형사가 얻어터진 꼴을, 그것도 여자(선희)한테 얻어터진 꼴을 보고 질투심과 함께 분노가 폭발하여 선희에게 내뱉은 대사가 <극한직업>의 최고의 명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얼굴밖에 볼 게 없는 애를 저따구로 조져 나아!!!???"

 

#에필로그

영화 <극한직업>은 관객들에게 웃음 폭탄 투척 목표로 만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병헌 감독은 <써니>와 <과속 스캔들>의 각본가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한참 킥킥 거리며 <극한직업>을 보다 보니까 내 처지가 극 중 등장인물들과 오버랩되며 눈물이 나더라고요. 왜, 결말부에 이르러 배 위에서 고 반장이 이무배와 마지막 결투를 할 때, 이런 멋진 대사를 날리잖아요.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 다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야!"

 

그래요. 지금 이 나라에서 힘들게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극한직업>이 비록 코믹 영화이지만 이 부분에서 저의 심금을 울리더군요...

 

직장을 다닐 땐 몰랐는데, 눈에 들어오는 짠한 풍경이 많아졌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부터 시작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나물 하나를 팔기 위해 쭈그려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들, 빵가게 아저씨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이무배가 "너, 영어 할 줄 모르지"하고 물었듯이 창식이가 왜 영어 이름을 "테드 창"으로 지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때의 그 당혹스러움을, 거기에는 뭔가 자신만의 원대한 뜻이 있었다는 듯한 표정의 오정세의 연기,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창식이는 다만, 멋져 보이려고 이름과 상관없이 "테드 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고 반장은 본업인 경찰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안 풀리더니, 치킨 집을 하니까 귀신같이 잘 됩니다. 그래서 경찰을 때려치우고 치킨집을 하려고 하니, 또 귀신같이 치킨 집이 안 됩니다. 이것이 인생이랄까요?...

 

아직까지 영화 <극한직업>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시간 나실 때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있는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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