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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공감

추풍령 휴게소, 경부고속도로와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 중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12. 17.

추풍령 휴게소는 1970년 7월 7일에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 휴게소입니다. 추풍령휴게소에는 그 사실을 기념하기 위한 경부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추풍령을 자주 들러면서도 일부러 마음을 먹지 않으면 경부고속도 준공기념탑은 가기 힘든 곳입니다. 멀리서만 쳐다볼 뿐이지 잘 가지지 않는 장소입니다.

 

경부고속도로와 추풍령 휴게소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 1일 착공하여 1970년 7월 7일(2년 5개월) 왕복 4차선 도로로 준공된 대한민국 1호 고속도로입니다. 단일 노선으로 가장 긴, (개통 당시)  총연장 428km에 이르는 국토의 대동맥입니다.

 

추풍령 휴게소는 경부고속도로(부산광역시 금정구 ~ 서울특별시 서초구)의 (개통당시의)중간지점인 부산기점 214km에 개장하였고, 그 대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준공기념탑을 세웠습니다. 2020년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로 휴게소의 옛모습은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추풍령은 가을 바람 고개(秋風嶺)라는 아름다운 뜻과는 달리 예부터 남상규의 노래 가삿말처럼 험난함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유생들은 추풍령을 넘어가면 과거에 추풍낙역처럼 떨어진다고 해서 조령 고개나 화령 고개를 주로 이용했다는 민담까지 있었으니까요.

추풍령 - 남상규(1965)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면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경부고속도로 개설 공사에도 추풍령 구간이 난공사라 사고가 많았고 개통 후에도 대형버스의 사고 참사도 여러번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재난 영화 <터널>(2016)이 촬영된 장소도 추풍령 고개의 버려진 터널이었다고 하니 뭔가 그런 기운도 있나 봅니다.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

경부고속도로의 미래사적인 의미는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시아 하이웨이는 UN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각주:1]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 32개국을 연결하는 총연장 14만 km의 국제 도로망입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간혹 보이는 표지판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은 일본의 도쿄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북한,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이란, 인도를 거쳐 터키와 불가리아가를 종착점인데 총연장은 20,710 km입니다. 

 

아시아 하이웨이는 대한해협이나 북한 등 연결되지 않은 지역이 너무 많지만 언제가 완전하게 연결될 날이 올 것이고, 그때가 되면 추풍령 휴게소도 역사적인 의미가 새롭게 부각되지 않을까 합니다.

 

준공기념탑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준공기념탑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부러 발걸음을 해야합니다. 추풍령휴게소 안에서도 뚝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고, 계단을 오르는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계단을 오르기 전에 오른 쪽에 기념탑 설명대가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고속도로 건설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이 고속도로를 자랑하기 위하여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의 중간이며 가장 높은 이곳 추풍령에 건설과 번영을 상징하는 높이 30.8미터의 탑을 세운다. 1970년 12월 8일 건설부

 

경부고속도로는 현대건설과 정주영 특유의 뚝심이 성취해 낸 최단 기간 공사였기에 충분히 자랑할 만합니다.

 

네잎클로버형 나들목을 형상화한 준공기념탑

계단을 오르고 나면 웅장한 경부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 보입니다. 기념탑 기단에는 아래와 같은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서울부산간 고속도로는 조국 근대화의 길이며 국토통일에의 길이다" 1970년 7월 7일 대통령 박정희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박정희 전대통령만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조국 근대화의 기수 혹은 군사독재자로 말입니다.

 

이는 우리나사회가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지금까지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50주년 기념비

 

기념탑 배경에는 준공 50주년 기념비가 모던한 디자인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본 고속도로는 5천년 우리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 목공사이며, 
(···)
'하면된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국민 정서 고취에 크게 기여하였다.
2020년 7월 7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이 기념비를 보니 불과 50년만에 우리나라는 그간 엄청난 발전을 압축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할 당시엔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부산에서 점심을 즐긴다'라는 말이 유행했다죠.

 

지금은 사이버 공간, 메타버스로 출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니까 이 얼마나 상전벽해인지 모르겠습니다.

 

한겨레 2021. 12. 16. 헤드라인

오늘자, 이제는 어제가 되어버린 한겨레신문 헤드라인 기사입니다. 병역 비리, 입시 비리, 취업 비리는 우리 사회의 뇌관입니다. 조국 전 장관의 데자뷔가 아른거리는 헤드라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곳곳에는 조국의 번영과 가족의 행복을 꿈꿨던 건설역군 890만 명의 굵은 땀방울들이 묵묵하게 스며들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방향을 잘 잡아 미래에서도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합니다. 아시안 하이웨이가 연결되는 날, 서울에서 유럽까지 우리 모두 자동차를 타고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요.

 

  1. (Economic and Social Commission for Asia and the Pacific, ESCAP)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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