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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공감

화내지 않는 연습 보다 화 잘내는 법이 의외로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by 다독다감 2021. 5. 20.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화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를 참는 것이 좋은지,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좋은지에서부터 '화'를 대하는 태도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일명 '연습' 시리즈로 인기를 누린 코이케 류노스케의 <화내지 않는 연습>을 읽으며 "아무리 나쁜 감정도 하나씩 쪼개어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고, 분노로 들끊던 마음이 가라앉는다"는 저자의 말대로 화내지 않는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화내지 않는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는 <화내지 않는 연습>에서 욕망과 분노, 혼란을 낳은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화내지 않는 방법들에 대한 일상의 지침을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속으로도 화내지 않게 되면 마음의 평온과 자유, 즐겁게 살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코이케 류노스키의 '연습' 3부작, <인생은 연습이다>, <생각 버리기 연습>, 그리고 <화내지 않는 연습>은 한국어판이 100만 부를 돌파하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코이케 류노스키 저자는 

야마구치의 쇼겐지와 쓰키요미지 주지스님으로 도쿄대 교양학부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불도에 입문한 특이한 케이습니다.

 

카페와 '출가공간'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코이케 류노스케는 대중적인 글쓰기로 비교적 인기가 높은 작가입니다. 저서로 '연습' 3부작 외에 <마음공부>, <번뇌 리셋>, <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등이 있습니다.

 

코이케 류노스키의 화내지 않는 방법은 마음의 에너지가 생겨날 때마다 새로운 물질이 생겨서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불교의 기본적인 생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화내지 않는 연습을 하면 분노가 생길 때마다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이라는 물질이 체내를 감싸고 도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것이지요.

 

화가 나는 세가지 이유

이러한 마음의 에너지는 인간의 세 가지 근본적인 번뇌에서 생겨나는 것이 코이케 류노스케의 말인데요. 바로 욕구와 분노, 그리고 방황의 번뇌입니다.

 

분노의 번뇌란, 어떤 일로 불쾌감을 느끼서 그로 인해 지우고 싶다는 것나, 짓눌러버리고 싶다거나, 없애버리고 싶어 하는 반발의 에너지를 말합니다.

 

욕망이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의 에너지라면, 분노는 무언가를 밀어내는 척력(斥力)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방황은 의식이 지금 이 순간에 확실히 머무르지 못하고 어딘가 다른 곳을 향해 쏠려 있을 때 움직이는 충동적인 에너지라고 설명합니다.

 

불가에서는 이를 '무지'나 '어리석음'으로 부르는데, 코이케 류노스케는 이를 빙글빙글 회전하듯 마음속을 헤매고 다니는에너지란 이미지로 형상화합니다.

 

방황은 쾌락도 불쾌도 아닌, 평범함, 지루함, 중립적인 감각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로 규정합니다. 마음은 강한 자극을 좋아하기 때문에 유쾌함도 불쾌함도 아닌 평범하고 중립적인 감각을 전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방황의 번뇌라는 설명입니다.

 

일상의 마음속에서 욕망과 분노, 그리고 방황이 고개를 들 때마다 코이케 류노스케가 말하는 명상훈련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명상훈련의 네가지 과정

코이케 류노스키가 말하는 명상훈련은 4가지의 과정을 따르게 됩니다.

① 몸과 호흡에 마음을 밀착시킨다,

② 감각 자극에 마음을 밀착시킨다,

③ 감정에 마음을 밀착시킨다,

④ 법칙의 관찰 등 4가지 과정을 순서대로 지키는 사념처를 말합니다.

 

<화내지 않는 연습>이 2011년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는데 저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생각 버리는 연습도, 화내지 않는 연습도 일상인의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너무 종교적이었다고 할까요?

 

불가의 가르침은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을 자애의 자(慈), 동정의 비(悲), 자비의 마음으로 보라는 언명에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자신을 고통 속에 빠트리는 사람에게마저도 자비를 베풀어라는 종교의 기본 명제는 일상을 힘겹게 살아내는 현실인에게는 결코 닿을 수 없는 밤하늘에서 반짝이는듯한 별빛 같다고나 할까요?

 

다만, 코이케 류노스케가 인용한 <자설경>의 법언은 고단한 일상에 새겨두고 그가 말하는 연습들은 조용히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미운 상대와 원망스러운 상대에게 무슨 짓을 하든, 화를 내는 마음이 자신에게 주는 상처에는 미치지 못한다."

(자설경, 31장, 9번)

 

화 '잘'내는 연습하기

언젠가부터 보통 사람이 수행하기는 힘든 화내지 않는 연습 대신에 화를 '잘'내는 연습을 매일매일 하고 있어요. 화가 날 때는 화를 내야 마음에 병이 안 생긴다는 걸 깨닫고부터예요.

 

화를 잘 내는 연습이란 무엇일까요? 화 잘내는 법은 분노조절 장애자와 같이 순간적으로 욱하여 화를 무조건 내지리는 걸 말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예컨대, 남편분께서 술을 처 드시느라 떡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 왔을 때와 술을 처 드시느라 집에도 오지 않고 외박했을 경우를 가정해보면 화를 잘내는 방법이 무엇인지 쉽게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화 잘내는 법은?

화를 잘내는 법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화나는 그 무엇에 대하여 딱 그것만큼의 화만 내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화가 5까지 났는데 10만큼의 화를 낸다면 감정 과잉으로 관계가 틀어집니다. 반대로 화가 10까지 났는데 5만큼 화를 낸다면 그 풀지 못한 5만큼의 화가 자신의 마음에 똬리를 틀고 앉아 지속적으로 괴롭히게 됩니다.

 

화를 유발하는 어떤 행위에 비례해서 그것만큼의 화를 내려면 무엇보다 화를 내면서도 화에게 자기 자신이 점령당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이 또한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삶의 지혜는 분명 아닙니다. 화를 유발시킨 행위를 살펴보고, 그에 반응하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때 화도 합리적으로 잘낼 수 있으니까요.

 

욕망을 하고 분노하면서 방황하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그것을 무조건 억누르고 참기보다는 뭐든 균형을 맞추어가면서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닌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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