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예술가들의 사랑법
필립 카우프먼 감독이 만든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은 소설가 헨리 밀러와 아나이스 닌의 격정적인 연애를 그린 고전 영화이다.
아나이스 닌은 프랑스 태생의 미국 소설가로 'D. H. 로렌스:비전문적인 연구'(1932)로 문단활동을 시작했고, 이 책으로 헨리 밀러와 친분을 쌓게 된다.
헨리 밀러는 브루클린 출신의 미국 소설가로 1930년대부터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등은 프랑스에서 먼저 출판되었고, 외설 소송에 휘말려 미국에서 출판하기까지 30여 년이 걸렸다.
작가 아나이스 닌은 평생 동안 거의 매일 일기를 썼고 9권이 출판되었다. 이 영화는 헨리 밀러를 만나던 시기인 1931년 10월부터 1932년 10월까지의 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아나이스와 헨리 밀러는 평생 친구로 남았고, 그녀의 일기 '헨리와 준'은 유언대로 작가 헨리 밀러가 사망한 이후에 공개되었다.
영화 정보 및 출연진
원제 Henry & June
개봉 1995.04.22.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드라마/ 미국
러닝타임 136분
주연 프레드 워드, 우마 서먼,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 리차드 E. 그랜트, 케빈 스페이시, 장 필립 에코피
영화 줄거리
영화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의 시대 배경은 1931년 파리이다. 은행원 휴고(리처드 E. 그랜트 분)를 남편으로 둔 아내 아나이스(마리아 드 메데이로스 분)는 작가 지망생이다.
영화는 아나이스가 야릇하게 담배를 피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나이 든 의사에게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그런데 심리 상담내용이 어째 이상하다.
그녀가 성에 눈을 뜬 것은 책장에서 우연히 봄그림을 발견하고나서라고 의사에게 고백한다. 그러자 의사는 난데없이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는 전신을 애무하기 시작한다. 은밀한 곳까지. 병원에서 이렇게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나이스가 병원을 나오자, 은행가 남편이 차를 대기하고 있다. 그 당시에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남편에게 그녀는 의사가 키스를 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도 남편은 약간 놀라는 표정만 지을 뿐, 화를 내거나 따로 뭐라 하지 않는다.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에서 가장 관대하게 보이는 인물은 은행가 휴고이다. 그는 아내 아나이스를 위해 일군의 문필가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그의 친구 리차드 오스본(케빈 스페이시 분)과 오스본의 아파트에 기숙하고 있는 헨리 밀러(프레드 워드 분), 그리고 그녀의 사촌 에두아르(장 필립 에코페 분) 등을 불러 아내와 어울리게 한다.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에서 거의 모든 인물들이 문제적이지만 헨리 밀러가 그중 압권이다.
헨리 밀러는 작가를 한답시고 뉴욕 칼리지도 중퇴하고 이곳저곳 방랑하다 아내 준(우마 서먼 분)과 함께 어쩌다 파리까지 왔다.
이 영화에서 헨리 밀러는 그 당시 <채털리 부인의 사랑>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D.H. 로렌스를 사정없이 까고, 자신은 아직까지 작품 하나 발표한 것이 없었지만 작가라고 거들먹거리고 다닌다.
아나이스는 그런 그에게 대뜸 그녀의 일기장을 보여준다. 물론 자신의 문장을 봐달라고 보여주었겠지만 그녀의 말마따나 남편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일기장을 외간 남자에게 보여주다니 매우 적극적이다.
아나이스는 일기장을 헨리에게 건네며 그의 손등을 가볍게 터치한다. 그걸 놓칠리 없는 헨리 밀러다. 이후 아나이스와 헨리 밀러는 뜨거운 관계로 급속도로 진전한다.
아나이스는 그에게 타자기를 선물하고, 몸과 영혼까지도 기꺼이 선물한다. 아나이스에게 헨리 밀러는 예술의 신이자 문학의 뮤즈였다. 헨리 밀러의 거칠고 자유로운 영혼이 그녀를 강력하게 점령한 것이다.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이 그리고 있는 1930년대의 파리 풍경은 문자그대로 외설적이다. 아나이스가 헨리 밀러를 만나러 리처드 오스본의 아파트를 처음 방문했을 때 오스본은 두 여자와 뒤엉켜 있었고, 헨리 밀러는 퇴폐적인 업소를 드나들고 있었다.
심지어 유부녀 아나이스조차도 헨리 밀러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의 사촌 에두아르를 데리고 여자들끼리 하는 업소를 방문하여 관음을 즐긴다. 헨리 밀러가 즐겨 찾던 곳이었다.
헨리 밀러 못지 않게 아나이스도 문제적인데, 그녀는 헨리 밀러의 아내 준(우마 서먼)을 보자마자 그녀에게 빠져든다. 준과 아나이스가 서로 빠져드는 장면들은 그 어떤 퀴어 영화보다도 관능적이다.
그러나 준은 곧 뉴욕으로 떠나 버리고 만다.
알고 봤더니 그 거들먹거리는 작가 지망생 헨리 밀러를 끝없이 뒷바라지를 한 준이었다. 삼류 댄서였던 준은 남편의 작가 생활을 위하여 몸까지 팔아가며 헌신했던 것이다. 아마도 준은 다시 돈을 벌러 뉴욕으로 떠나야만 했을 것이다.
준이 뉴욕으로 떠난 이후에 아나이스는 더욱 헨리 밀러에게 빠져들고 그들의 애정행각은 더욱 대담해져 간다.
안개 자욱한 파리의 거리에서는 물론이고 아나이스의 집에서도 사랑을 불태운다. 2층에서 아나이스와 헨리가 쾌락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집으로 온 남편 휴고가 1층에서 빵을 먹고 있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무튼, 그런 절정의 쾌락을 불태웠기 때문인지 헨리 밀러는 그 유명한 소설 <북회귀선>을 완성하고, 아나이스도 그녀의 소설을 완성한다. 두 소설 모두 공통분모는 헨리 밀러의 아내 준이다.
영화 결말(스포)
뉴욕에서 돌아온 준은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을 보고 대실망을 한다. 남편을 위해 그렇게도 봉사했건만, 헨리가 그녀를 입체감 없이 밋밋하게 그린 까닭이다.
헨리 밀러와 준, 그리고 아나이스, 셋이 모인 자리에서 대싸움이 나고, 헨리와 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아나이스도 준에게 팬을 당한다. 준이 비로소 남편과 아나이스의 관계를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나이스도 자신의 작품을 평가절하는 헨리와 작별하고 작가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영화 해설
인류사에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그리스 시대는 노예제가 있어 가능했다. 이 영화에서는 노예를 배우자로 치환할 수 있다.
헨리 밀러는 아내 준의 희생을 바탕으로 작가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아나이스는 부유한 남편 덕분에, 무엇보다 아내의 방종한 성적 일탈을 모른 채 해준 남편 덕분에 생활고 걱정 없이 자유롭게 작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예술 작품이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분위기에서 탄생할 수 있고, 성적 일탈을 통해서만 자아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어찌 되었건 헨리는 나쁜 놈이었고, 아나이스도 나쁜 년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영화는 나름대로 자아와 문학을 위하여 나름 자신의 젊은 날을 몰입한 두 남여를 지나치게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도 필립 카우프먼 특유의 퇴폐미가 깊게 흐르는 작품이다.
필립 카우프먼 감독 연출 영화
우마 서먼이 출연한 영화들
- 우마 서먼과 에단 호크를 부부의 연으로 맺어 준 영화입니다. <가타카> 다시 볼 만한 SF 영화↗
- 우마 서먼의 액션이 특히 돋보이는 킬빌 1부 줄거리, 우마 서먼의 액션 최고 영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