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인 감독의 <원더풀 라디오>(2012)는 왕년에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별 볼일 없는 스타 신진아(이민정)의 인생 2막 도전기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권칠인 감독이나 배우 이민정에게 최고의 작품이 바로 <원더풀 라디오>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이 영화의 스토리텔링이 좋았고, 이 영화 뒤로 감독도, 배우도 이 영화를 필적할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는 생각.
인기 아이돌 그룹 퍼플의 멤버였던 신진아는 라디오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에서 DJ로 근근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과거가 화려할수록 현재는 더 살아가기 힘든 법이라는 걸 그녀의 삶 또한 말해주고 있어요.
시청률이 바닥인 ‘원더풀 라디오’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진아의 모습은 사회가 존속하는 한, 세상 어디에서나 누군가가 겪어야 할 삶의 무게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스타만, 1등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까요.
줄거리
영화 <원더풀 라디오>는 DJ 신진아가 청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 투입된 PD 재혁(이정진)과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하는 이야기가 주조를 이루어요.
아시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결론이 정해져 있잖아요. 밋밋한 캐릭터와 상투적인 플롯은 에피소드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원더풀 라디오>는 수많은 카메오를 출연시킵니다.
개봉 당시 비교적 인기가 있었던 김태원, 컬투, 이승환, 장항준 감독 기타 등등. 그러나 카메오들의 산만한 개그가 오히려 영화를 더 망쳐버렸다는 아쉬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원더풀 라디오>는 인생의 정점을 지난 이들의 삶의 대처방법을 씁쓸하게나마 공감하는 맛이 있어요. 그것은 전적으로 배우 이민정이 발산하는 귀여운 매력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요.
배우 이민정 혼자 원더풀 라디오를 책임졌다고 할까요? 배우 이민정에게는 그룹 해체를 해야만 했던 속사정을 듣고 친구들이 그녀를 받아들였듯이 관객들도 그녀의 ‘원더풀 라디오’의 사연에 귀 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어쩌면 이병헌이 이 영화에 반해 이민정과 2013년 결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이 영화에서 이민정은 감성적인 연기에 상당히 가슴 깊은 곳을 파고드는 잔잔한 보컬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배우 이민정은 명품이라는 불리는 오뚝한 콧날에 비해 명확하지 못한 발음은 작년에 방영됐던 주말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도 여전하길래 아, 이게 배우로서의 한계로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ㅠㅠ
아무튼, <원더풀 라디오>는 이민정이 청취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그들의 사연을 노래로 부르는 ‘그대에게 부르는 노래’라는 코너를 만들어 대박을 터트립니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택시기사, 사춘기 소녀 등 구구절절한 사연의 주인공들이 부르는 ‘그대에게 부르는 노래’는 짤막하지만 강력한 서사가 작동하는데요. 바로 우리 이웃들의 사연이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러나 영화는 배우 한 사람이 버텨내기에는 버거운 장르잖아요. 그래도 기억으로는 2012년 처음 본 영화가 이 영화였는데,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이민정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원더풀 라디오>는 러닝타임 120분에 15세 이상 관람가로 다음 영화 평정 7.2점, 네이버 영화 7.57점, 누적 관객수는 98명입니다. 배우 이민정의 최고의 연기를 보고 싶은 분들과 노래를 좋아하시고 연예계의 실상이 궁금하신 분, 인생 2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리뷰를 하면서 혹시나 해서 봤는데 넷플릭스에도 공개되어 있네요. 역시나 넷플릭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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