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맥가이버 칼을 구입했다. 스위스에서 SAK(Swiss Army Knife)으로 줄여 부르는 군용 단검이다. 국내에서는 SAK이라는 명칭보다 맥가이버 칼로 통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맥가이버> 시리즈에서 맥가이버가 이 칼을 만능으로 들고 다녔던 영향이다. 그래서 맥가이버 칼은 우리나라에서 휴대용 다목적 공구쯤의 뜻으로 통용된다.
SAK, 즉 맥가이버칼은 멀티툴의 일종이다. 멀티 툴은 드라이버, 칼, 집게, 가위, 핀셋 등을 하나의 기구에 합쳐 놓은 공구를 말한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사용되었을 만큼 멀티툴의 역사는 오래다. 편리함을 향한 인간의 욕구는 아마도 인류의 시작과 함께 있었을 것이다.
최초의 집게형 멀티툴의 원조는 1983년 레더맨사가 개발한 PST(Pocket Survival Tools)이다. SAK으로 불리는 다목적 용도의 칼은 스위스 빅토리녹스와 웽거 사에서 만든 제품을 지칭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에서 이영애가 이병현에게 자랑한 바로 그 칼이 빅토리녹스의 제품이다.
맥가이버칼의 용도는 칼로 과일을 갂아 먹거나 캔 따개나 병따개로 쓰고 드라이버도 쓸 수 있기에 등산이나 낚시, 캠핑 갈 때 많이 지참한다.
그런데 등산이나 캠핑 갈 일은 이제 딱히 없다. 그런데 맥가이버칼을 왜 샀냐고? 멀티툴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여러 용도로 많이 사용할 수 있겠지만 호신용이 주된 용도다.
호신용으로 가스총이나 진압봉을 마련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고 그나마 맥가이버칼이 단정한 것 같다. 급할 땐 이거라도 휴대하고 있어야 그나마 위안이 되는 세상이다. 맥가이버 칼은 연약한 친구 Y의 호신용인 셈.
유감스럽게도 911 이후 맥가이버 칼은 기내 반입이 금지되었다. SAK로 기내에서 절개 수술을 한 일화도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 SAK 제품을 살 필요까지는 없다. 빅토리노스 제품은 사오 만원을 능가한다. 맥가이버칼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고집해도 좋으나 저렴한 제품도 많다.
Enlife 멀티툴 맥가이버 칼을 인터넷가 14,390원에 구매했다. 그래도 맥가이버칼로써 있을 건 다 있는 거 같다.
가위와 나사나 못을 당겨 뺄때 쓰는 레귤러 플라이어어부터 Wire cutter, Small & Large flat screwdriver, 캔 따개, 병따개, 톱, 가위 등 총 10종이다. 거기다 다양한 드라이버 10종이 든 세트까지.
드라이버 10 in 1이 Enlife 맥가이버 칼을 추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Y가 워낙 전자기기 만지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백팩 사이드 수납함에 넣으니 크기가 딱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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