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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모음

가장 단순한 것의 힘, 당신의 습관을 바꿀 단 하나의 책

by 다독다감 2021. 5. 20.

어떤 책은 읽으면, 지식을 내면의 성장으로 승화시킨 글쓴이의 자기성찰과 고난의 경험에서 얻은 엄정한 사색의 맑은 빗방울이 한 방울씩 지면으로 스며들 듯 마음을 두드리는 걸 느끼게 됩니다. 

탁진현의 <가장 단순한 것의 힘>(홍익출판사, 2021)이 제게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저자 탁진현에게는 신영복 교수가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그러했듯이요.

신영복 교수는 "모든 배움은 행위 속에서 자기를 실현함으로써 비로소 산 것이 되며,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이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단순한 것의 힘

은 미니멀라이프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기 위한 실용 지침서입니다.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그동안 미니멀라이프 관련 서적을 몇 권 읽기는 했으나 탁진현 씨의 책만큼 동기부여를 강하게 하는 책은 없었습니다.

하여 당신의 습관을 바꿀 단 하나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봤습니다. 물론 '단 하나의'라는 수식어는 많은 분들에게 어그로이겠지만 저에겐 그랬습니다. 이 책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총 일곱 번을 읽는 동안 습관이 조금씩 변하고 있으니까요. 

저자 탁진현

미디어공학을 전공하고 주로 영화담당 기자로 10년여를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사는커녕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를 쓰는 자신의 모습에 현타가 왔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남의 뒤를 쫓으며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일상에 몸과 마음이 멍든 자신을 발견하고 물건, 집, 돈, 일, 관계, 마음 등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나가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실제 저자는 허구한 날 몸살에 시달려 의자에 2시간도 앉아 있기 힘든 날이 부지기수였고, 어떤 날은 도저히 출근을 못할 것 같아서 전날 밤 병원 응급실에 누워 수액을 맞고 출근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해요.  

저자는 다행히도 미니멀라이프로 행복을 찾기 시작했고 이제 9년 차 미니멀리스트! 2014년부터 웹사이트 '심플 라이프'를 운영한 이후로 온오프라인 강연도 하고 최근엔 '심플리 매거진'을 발행하며 단순한 삶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고 해요.

가장 단순한 것의 힘 

은 여행에서 짐이 많으면 여정이 힘들고 목적지까지 가기 힘들 듯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떠안고 있으면 과정이 괴롭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요.

어깨에 진 짐의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을 때에만 인생은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3부로 나눠서 해요.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은 '단순한 방의 힘', '단순한 일의 힘', '단순한 생각의 힘'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옷가지를 줄이고 소비를 줄이자는 1부, '단순한 방의 힘'은 일반적인 미니멀라이프 안내 가이드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2부에서 다루는, 탁현진 씨가 이름 붙인 '미니멀워크(Minimal Work)' 즉, 불필요한 것들을 줄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최소한의 일'에 집중하기 위한 실용적인 팁들은 다른 미니멀 라이프에서는 보기 힘든 콘텐츠가 많아요.

<가장 단순한 것의 힘>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3부 '단순한 생각의 힘'이 아닐까 하는데요. 저자는 물건을 줄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도 덜어내고, 생각도 덜어낼 수 있을 때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랑은 조금 다른 방향이지요?

인생에서 바꾸어야 할 세 가지 일

인생이 달라지려면 세 가지가 바뀌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는 곳, 쓰는 시간, 만나는 사람. 지금까지 별생각 없이 사람을 만나왔다면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탁진현은 우리가 SNS에서 접속해서 보는 세상이 마치 영화 <투르먼 쇼>의 세트장 같다고 말합니다. 자랑글을 올리기 위해 시간을 뺏겨가면서 열심히 사진과 글을 올리고 친구를 늘리지만 실상은 '좋아요'가 많다고 해서 관계가 깊어지지도, SNS 인맥이 많다고 해서 외롭고 허전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데 말이에요.

 

탁진현 씨는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SNS의 지나친 사용은 금물이며 자신이 SNS에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예 앱을 지울 것도 고려해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약 4시간 들여다보고, TV를 3시간 동안 본다고 합니다. 그러니 평균적인 한국인은 하루 중 7시간을 스크린에다 시간을 쏟아붓는 셈인데요.

약 10년간 신문사에서 일한 경험으로 탁진현 씨는 우리가 TV와 스마트폰을 통해 받아들이는 미디어 정보의 90퍼센트 이상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안 되는 쓸데없는 것들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90퍼센트 이상이 아니라, 거의 99퍼센트 이상의 미디어 정보(블로그도 당연히 포함되겠죠)는 인생에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 보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그런 글들 말이에요.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이 바꾼 내 습관들

탁진현 씨의 책을 읽고 다시 미니멀 라이프!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었어요. 지난 일주일 동안 미니멀라이프를 꾸준하게 실천해오고 있으니까요. 

다음은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을 나름대로 창조적으로 변용해서 일주일 동안 실천한 저만의 미니멀라이프 리스트입니다. 탁진현의 미니멀워크 오리지널리티 팁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보실 것을 추천드려요. 

"많은 것들을 잃고 눈물 흘리고 다시 나를 비우면서 찾은 행복의 진실은 너무도 가깝고 단순한 곳에 있었다"는 저자 탁진현만의 실천적인 지혜들이 230쪽 분량에 알뜰히 담겨 있으니까요.

하루 한 가지 버리기

하루에 한 가지는 버리기로 했어요. 옷가지든 책이든 유물처럼 보관된 오래된 물건이든, 뭐든 하나하나 비워나가기로 했어요. 당분간은 그 즐거움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하루 한 가지 버리기는 <가장 단순한 것의 힘>에서 제안한 실천적인 팁은 아니에요. 저자가 말한 석판을 한꺼번에 내리면 망치듯이 하루에 하나씩만 버리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답니다.

하루 하나 잡념 버리기

저는 걱정이 많은 편이라 불면이 심해요.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탁진현 씨도 말해요. 물건을 줄이는 것보다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 열 배 이상 어렵다고. 그래도 한두 가지만 실천해보자고. 

저자가 말하는 대로 매일 아침 침구 정리를 하고 명상을 하며, 하루 1시간 정도는 설거지든 뭐든 청소를 하며 몸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몸을 쓰면 오히려 마음이 마법처럼 비워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걱정이란 오늘의 힘으로 내일의 짐을 나르는 것과 같습니다. 한 번에 이틀 분을 나르고, 내일을 앞서서 사는 것이지요. 걱정은 그렇게 내일의 슬픔을 비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앗아갑니다."
- 코리 텐 붐(Corri ten Boom) 네덜란드 작가, 나치 수용소 생존자(179쪽)

여담으로 탁진현의 위 인용글을 읽었을 때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의 저자 김신지 씨가 말한 숙취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이 어쩌면 코리 템 붐의 말을 패러디한 게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답니다.

5인치 화면 노이즈 차단하기

저자는 "너무 많은 화면이 현실을 망친다"며 SNS를 보는데 시간을 너무 소비하지 말라고 해요. 사람인지라 결심이 무너지곤 하지만 그걸 알아챌 때마다 화면에서 눈을 돌리려고 노력하라고 강권합니다.

미니멀라이프와 어울리는 책표지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 작은 5인치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시간은, 사랑스럽고 행복한 일만으로도 모자랄 우리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갉아먹는 벌레나 다름없다는 것을.

제 경우에는 미니멀 라이프를 나름 실행해 오고 있었던 터라 케이블 TV는 아예 가입을 하지 않았고 유튜브도 폰에 깔려 있지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헤비 블로거에 있었음을 이 책을 읽고 깨달았어요.

01 블로그앱 폰에서 지우기

미니멀리스트로서 그 어떤 SNS에도 가입하지 않았음에도 블로그를 하고 난 이후로 나의 일상이 5인치 화면에 노예처럼 종속되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극약처방. 폰에서 블로그 앱을 지워버리는 것! 포스팅은 PC로만 하기로 했습니다. 일주일째, 하니까 좋아요.

02 블로깅 3.3 법칙 지키기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을 읽고 나니, 그간 블로깅을 하면서 지적 허세를 부리느라 포스트 당 4~5천 자를 훌쩍 넘기며  4~5시간 넘게 블로그에 매달려 있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것도 찾아주시는 분들께 별로 도움이 될만한 글도 아니면서요. 그래서 포스팅당 글자 수는 3천 자 내외로 하는 원칙을 세우고 글 쓰는 시간도 3시간 내외로 잡아두기로 했어요. 4천 자 NO! 4시간 NO!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을 준다면 4시간은 도끼날을 가는 데 쓸 것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

"우리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 전에 생각의 날을 날카롭게 가다듬어야 한다."
- 탁진현(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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