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비 레터스

보디 히트 줄거리와 결말, 스포: 팜므파탈의 탄생

by 다독다감 2022. 4. 25.

보디 히트, 복잡한 줄거리와 스릴 넘치는 반전

팜므파탈 계보가 비로소 시작되는 영화 

로렌스 케스단이 만든 보디 히트는 극장에서 영화를 비로소 보기 시작한 시절에 봤던 영화입니다. 소나기가 퍼붓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이내 무더운 여름 열기가 숨막히던 어느날 밤으로 기억합니다.

 

산골에서 자랐던지라 영화를 보려면 차를 두 번 갈아타고 시내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 당시 지방 소도시 극장들은 대박을 터트린 개봉작들을 세월이 지난 후에도 재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디 히트도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잘 만든 영화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그저 관능의 여배우 캐서린 터너와 당대의 스타 윌리엄 허트가 나오는 반전이 장난 아닌 스릴러라는 소문에 혹했던 것 같습니다. 

 

캐서린 터너와 윌리암 허트

옛날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는 즐거움이 큰 요즘. OTT천국이긴 하나,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찾기란 쉽지 않은 경우들이 가끔 있습니다. 이 영화도 시리즈온에서 겨우 찾은 고전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영화 정보

원제 Body Heat
개봉 1982.02.12.
장르 범죄, 스릴러/미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3분

 

감독과 주연

감독 로렌스 캐스든
주연 캐서린 터너, 윌리엄 허트, 미키 루크(조연)

 

로렌스 캐스든은 초대형 블록버스터 <스타워즈 5: 제국의 역습>과 <레이더스>의 시나리오를 썼다. 조지 루카스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보디 히트>는 감독의 데뷔작이자 캐서린 터너의 데뷔작이었고, 윌리엄 허트의 두 번째 영화였다.

 

캐서린 터너와 윌리엄 허트는 이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로렌스 캐스든은 훗날 <보디 가드>(1992)의 각본을 쓰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전문방화범으로 나온 미키 루크

이 영화에서 전문방화범 역을 맡은 미키 루크는 아주 짧은 등장이었지만 빅스타의 탄생을 예고하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강렬함을 남겼다.  

 

보디 히트 줄거리

샤워하자마자 땀이 줄줄 흐르는 플로리다의 무덥고 끈적이는 여름밤, 변호사 네드 라신(윌리엄 허트 분)은 상의를 벗은 채, 멀리 한 식당이 불타오르는 장면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있다. 네드의 가족이 25년 전 자주 갔던 식당이다.

 

어두운 밤하늘 속에서 식당이 벌겋게 타오르는 장면을 지켜보는 네드의 등짝은 땀으로 번들거린다. 이 영화의 오프닝 신은 영화의 대체적인 분위기를 암시한다. 검정색과 빨강색, 그리고 땀으로 번들거리는 오렌지 색이다.

 

변호사 라신 역의 윌리엄 허트

이어지는 법정 신에서 라신 변호사가 판사 코스탠자로부터 타박을 듣는 것으로 보아 그는 유능하지도, 성실하지도 않은 남자다. 밤이 되자, 그는 바에서 술을 한 잔 하고, 담배를 입에 물고는 그 작은 해안마을 부둣가를 어슬렁거린다.

 

마을 사람들이 부둣가에 줄지어 앉아 밴드가 연주하는 나른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풍경을 네드는 건들거리며 바라다본다. 그때, 줄지어 앉은 사람들 틈에서 한 여자가 일어서서 네드 쪽으로 걸어온다.

 

라신과 매티의 첫 만남

하얀색 원피스가 해풍에 흔들리는 가운데, 그녀는 리드미컬한 걸음걸이로 라신을 향해 곧장 다가온다. 후에 밝혀질 바에 따르면, 눈부신 관능미로 무장한 이 여인은 매티 워커(캐서린 터너 분)다.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이 대목에서 그녀를 보면 그녀를 갖고 싶어 진다고 평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매티 역의 캐서린 터너

매티 워커를 연기하는 캐서린 터너는 어깨까지 머리를 늘어뜨리고 육감적인 몸매로 라신을 슬쩍 유혹한다. 변호사 네드는 그것도 모른채 어떻게 해서든지 그녀를 요리하려고 작업 멘트를 날린다.

 

사실은 그가 이미 덫에 걸려들었다는 걸 그가 어찌 알겠는가?

 

서로가 서로를 유혹하는 라신과 매티

기어이 라신은 매티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 라신은 여자에게 집요해 보이는 캐릭터다. 라신은 술집에서 매티와 야릇한 말을 주고받다 끝내 그녀의 집까지 따라간다. 

 

그런데, 매티는 집안까지 라신이 들어오게 허락했다가, 풍경소리와 함께 굿나잇 키스를 하고는 대뜸 돌아가라고 한다.

 

라신은 돌아가려고 주춤거리다 알 수 없는 끌림으로 다시 현관문을 당긴다. 현관문이 잠겨있자 라신은 옆 문으로 이동해 그 창문으로 빨간 치마에 하얀 셔츠를 입고 서 있는 매티를 이글거리는 눈으로 본다. 

 

라신을 조종하듯 바라보는 매티 역

아, 라신은 의자를 집어던져 창문을 깨고 만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흡인력이 그녀에게 라신은 끌려들어가고 만 것이다. 매티는 그가 열기에 못 이겨 창문을 깨고 들어오리라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뜨거운 포옹을 한다.

 

그날 이후 라신과 매티는 여름날 열기처럼 사랑을 한다. 그리고 매티는 라신에게 스스럼 업이 이야기한다. "남편 에드먼드는 키도 작고, 생긴 것도 변변찮은 데다 약골이에요. 게다가 돈 밖에 모르는 속물이에요"

 

점점 깊어지는 둘의 관계

라신도 그녀에게 지지않고 말한다. "당신 남편은 우리가 그가 죽기를 바라다는 이유 말고는 아무 이유도 없이 죽게 될 거야."

 

여기서부터 영화 보디 히트의 줄거리는 급하게 달린다. 둘은 그들의 사랑을 위해 남편을 죽이기로 공모한다.

 

남편이 죽으면 남편 재산의 절반은 자기 차지라는 말과 함께. 남편이 미리 작성해둔 유언장에 의하면, 남편 재산의 절반은 시누이의 딸 몫이다.

 

남편 살해를 공모하는 그들

매티는 남편의 전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유언장을 고치자고 라신에게 속삭이지만, 그는 그렇게 하면 틀림없이 일을 그르치게 될 것이라며 타박을 준다.

 

남편 살해를 공모한 뒤, 둘이 함께 있는 걸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극도로 조심했지만, 둘은 시누이의 그 어린 딸에게 야릇한 행위를 하는 장면을 하는 걸 들키고 만다.

 

그리고 매티의 고교 동창 매리(킴 짐머 분)의 눈에도 띄었다. 둘 다 욕정을 참지 못한 라신의 부주의함의 결과였지만, 후에 라신이 생각하길, 그 마저도 매티가 치밀하게 준비한 결과였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지만.     

 

라신은 매티의 남편 에드먼드와 만난 적도 있다.

드디어 라신은 전문 방화범 테디(미키 루키 분)를 찾아가 폭탄을 외진 건물에 설치해 놓고, 매티와 함께 애드먼드를 죽이고, 폭탄이 설치된 건물에 시신을 버려 폭발시키는 데 성공한다. 

 

일련의 이 과정들은 옛날 그때나, 결말과 반전을 알고보는 지금에나 졸깃하기 이를데 없는 장면들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니 수사가 시작되는 건 당연지사.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그레이스(J. A. 프레스턴 분)와 검사 피터(테드 덴슨 분)는 네드의 친구들이다. 친구들인 경찰과 검사는 네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검사 피터 역의 테드 덴슨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되기 전, 네드와 매티, 그리고 검사 피터는 살해된 에드먼드의 변호사 하딘(마이클 라이언 분)이 소집한 미팅에 참석한다.

 

변호사 하딘은 에드먼드가 죽기 전 유언장이 약간 수정되었는데, 그것으로 인하여 유언장이 무효가 되었다, 에드먼드는 유언장 없이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말을 한다. 

 

유언장 없이 죽으면 에드먼드의 재산은 플로리다 법에 의해 자녀가 없을 경우 배우자가 단독 상속하게 된다. 그러니 에드먼드의 전재산은 매티의 것이 되라는 것이다.

 

용의자로 의심받기 때문에 유언장을 수정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매티가 기어이 수정했다는 것을 안 라신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매티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라신

보디 히트는 영미권 로스쿨에서 상속법 텍스트로도 활용된다고도 하는데, 영화에서 유언장이 왜 무효가 되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전 부동산 소송건을 엉터리로 했던 네드가 유언장의 증인이 되어서 그런 건지, 혹은 플로리다 주법이 세대를 뛰어넘는 상속을 금지하고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둘 다 해당되기 때문인지 말이다. 정확하게 이해하신 분은 댓글 부탁^^

 

아무튼 유언장이 무효가 되어 남편의 전 재산을 상속한 매티는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편, 친구인 검사는 에드먼드의 시신에서 그의 철제 안경테가 발견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을 제기한다. 네드는 에드먼드를 살해한 후, 메티와 둘이서 그를 자루에 넣었는데, 안경테가 없어졌다는 말에 매티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사라진 안경의 행방을 쫓는 라신

그리고 라신이 가져오라고 시켰다며 메티가 폭탄을 하나 더 가져갔다는 말을 전문방화범 테디로부터 듣는다. 그 폭탄은 자신을 처치하기 위한 것일 거라고 네드는 짐작한다. 

 

친구들인 검사 피터와 경찰 그레이스가 그녀를 멀리하라고 경고하지만 이미 때가 늦었음을 라신은 깨닫는다. 

 

얼마 후, 매티는 어떤 남자가 에드먼드의 안경을 갖고 협박을 해서 돈을 줬으니까, 보트 창고에 있는 안경을 찾아라고 네드에게 전화로 알려준다. 

 

스포일러

보트 창고로 간 라신은 조심스럽게 문을 당기려다 짐작대로 기폭장치를 발견하고 돌아 선다. 그의 추리가 맞았던 것이다. 그때, 매티가 돌아와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라신은 그녀에게 총을 겨누고 직접 가서 안경을 가져오라고 말한다.

 

어둠 속에서 경찰 그레이스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보트 창고로 향하는 매티의 걸음걸이는 결연했고, 사랑으로 충만해 있었다. 라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는 비장함이 스린 말을 남기고 그녀는 보트 창고로 향한다. 

"네드(라신),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건, 나는 정말로 당신을 사랑해요"

 

그 순간, 라신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황급히 뛰어가지만 폭발음이 들리고 창고는 화염에 휩싸인 뒤였다.

 

사필귀정, 러신은 살인죄로 감옥에 갇혔다. 그에게 면회를 온 친구이자 경찰인 그레이스는 화재 속에서 여성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전해준다.

 

자극적인 문구의 그 당시 포스터

팜므파탈이 탄생하려면 반전이 필요해

그러나 라신은 매티가 살아있다며 아주 복잡한 줄거리의 추리를 그에게 말하지만 그레이스는 설마 그럴리 없다며 믿지 못한다. 

 

즉, 그 시체는 매티의 고교 동창 매리이며, 매티의 이름은 가짜이고 진짜 이름은 매리이고, 사실은 매리가 매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걸 누가 믿으라고 도대체?

 

라신은 사건의 실체를 점점 깨달아간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라신은 소포를 하나 받는다. 매티의 고교 앨범. 라신이 추측했던 것처럼 거기엔, 매리 사진 밑에 매티, 매티 얼굴 사진 아래에는 매리 앤 심프슨이란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어째, 원초적 본능 냄새가 나지 않는가)

 

영화 보디 히트의 줄거리를 정리하자면 매티는 동창생의 신분으로 위장해 돈 많은 남자 에드몬드와 결혼한 뒤, 라신을 이용해 남편을 살해하고 전재산을 차지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비밀을 아는 라신과 그녀의 동창생을 한꺼번에 보내는 일타쌍피의 계략을 준비했던 것이다.

 

팜므파탈을 위한 에필로그

소설과 영화에서 요즘 말로 팜므파탈로 부를 수 있는 여성이 처음 나오는 소설과 영화는 아마도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가 아닐까? 그리고 포스트맨을 계승한 영화 <이중배상>은 시나리오가 더욱 정교해졌다.

 

그렇지만 포스트맨과 이중배상의 두 여성은 결국, 마지막에는 죽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팜므파탈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그 누구도 그러한 여성을 살려두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그 여성을 살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매티는 용케도 살아남아 그녀의 고등학교 꿈대로 이국적인 해변에서 요염하게 음료를 마시고 앉아 있으니, 그녀야말로 진정한 팜므파탈이 아니겠는가. 영화계가 비로소 팜므파탈을 갖기 시작했다고 할까?

 

전혀 불필요한 반전과 유치한 해변 신 같아 보이지만 감독 로렌스 캐스던은 어떻게든 그녀를 꼭 살려둬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팜므파탈를 소재로 한 고전 영화 소개

 

 

이중 배상, 유혹에 빠진 두 남녀를 그린 범죄 고전 영화 – 늅인사이트

빌리 와일더가 연출한 스릴러 영화 <이중 배상>(1944)은 할리우도 초창기 범죄 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입니다.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범죄를 저지르고 마는 나약한 한 남자의 이야기 또

newbinsight.com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줄거리와 결말, 하드보일드 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줄거리와 결말 느와르 소설을 창시한 제임스 M. 케인의 데뷔작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1934)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대표작이자 알베르 카뮈가 실존주의 문학

bras.tistory.com

728x90
반응형

댓글